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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정희·김승희·문정희詩

할미꽃 / 문정희

할미꽃 / 문정희

 

이곳에 이르러

목숨의 우리 소리를 듣는다.

절망해 본 사람은 알리라

진실로 늙어본 이는 알고 있으리라

 

세상에서 제일 추운 무덤가에 

허리를 구부리고 피어있는

할미꽃의 둘레

이곳에 이르면

언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.

 

꽃이란 이름은 또 얼마나

슬픈 벼랑인가

할미꽃

네 자줏빛 숨결에

태양이 가라앉는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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