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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정희·김승희·문정희詩

남 편

 

 

 

아버지도 아니고

오빠도 아닌

아버지 와 오빠 사이의

촌수쯤 되는 남자


 내게

잠못이루는

연애가 생기면

제일 먼저

의논하고

물어보고 싶다가도


 아차."

다 되어도 이것만은

안되지

하고 돌아누워 버리는

세상에서 제일 가깝고

제일 먼 남자

 

이 무슨

원수인가 싶을 때도

있지만

지구를 다 돌아다녀도

내가 낳은 새끼들

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

이 남자일 것 같아

다시금

오늘도 저녁을 짓는다

 

그러고 보니

밥을 나와 함께

가장 많이 먹는 남자

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준 남자

 

 세상에서

제일 가깝고

제일

먼 남자



-문정희-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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