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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정희·김승희·문정희詩

오 십 세 / 문정희

          -문정희-

 

나이 오십은 콩떡이다.

말랑하고 구수하고 정겹지만

누구도 선뜻 손을 내밀지 않는

화려한 뷔페상 위의 콩떡이다.

 

오늘 아침 눈을 떠 보니

글쎄 내가 콩떡이 되어있다.

하지만 내 죄는 아니다.

나는 가만히 있었는데

시간은 안가고 나이만 왔다.

앙큼한 도둑에게 큰 것 하날 잃은것 같다.

 

하여간 텅 빈 이 평야에

이제 무슨 씨를 뿌릴 것인가

진종일 돌아다녀도 개들 조차 슬슬 피해가는

이것은 나이가 아니라 초가을이다.

 

잘하면 곁에는 부모도 있고 자식도 있어

가장 완벽한 나이라고 어떤이는 말하지만

꽃 병에는 가쁜 숨을 할딱이며

반쯤 상처 입은 꽃 몇 송이 꽂혀있다.

두려울건 없지만 쓸쓸한 배경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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