-문정희-
나이 오십은 콩떡이다.
말랑하고 구수하고 정겹지만
누구도 선뜻 손을 내밀지 않는
화려한 뷔페상 위의 콩떡이다.
오늘 아침 눈을 떠 보니
글쎄 내가 콩떡이 되어있다.
하지만 내 죄는 아니다.
나는 가만히 있었는데
시간은 안가고 나이만 왔다.
앙큼한 도둑에게 큰 것 하날 잃은것 같다.
하여간 텅 빈 이 평야에
이제 무슨 씨를 뿌릴 것인가
진종일 돌아다녀도 개들 조차 슬슬 피해가는
이것은 나이가 아니라 초가을이다.
잘하면 곁에는 부모도 있고 자식도 있어
가장 완벽한 나이라고 어떤이는 말하지만
꽃 병에는 가쁜 숨을 할딱이며
반쯤 상처 입은 꽃 몇 송이 꽂혀있다.
두려울건 없지만 쓸쓸한 배경이다.
'고정희·김승희·문정희詩' 카테고리의 다른 글
| 돌아 가는 길 / 문정희 (0) | 2011.10.07 |
|---|---|
| 찔레 / 문정희 (0) | 2011.09.01 |
| 그래도 라는 섬이 있다 / 김승희 (0) | 2011.07.06 |
| 관계 (0) | 2011.06.26 |
| * 편안한 사람 * (0) | 2009.12.29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