서초동을 걷다가
보도불록 속에 끼어 있는
키 작은 민들레를 본다
무작정 상경한 후 아직도 거리에서 서성이는
코 납작한 내 고향 친구
강남 한가운데
불빛 밝은 골목 어귀
밤새우는 벤처 기업들 속으로
겁도 없이 포장마차를 끌고 나와 참새를 굽는
순정 많은 그녀의
옷깃에 매달린 노란 하현달
온 힘을 다해
마지막 흙을 쥐고 있는
오롯하고 뭉클한 손목을 본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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